정부가 혁신적 의료기기의 시장 즉시진입을 위한 규제체계 개선에 나섰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무조정실은 11월 21일 국무총리 주재 제49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새로운 의료기기의 시장진입 절차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시장 즉시진입 가능 의료기술 제도’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신의료기술평가는 새로운 의료기술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로, 새로운 의료기술이 등장하면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안전성‧유효성 평가를 통과해야 의료현장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허가받은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의료기술이라도 기존 건강보험 등재 목록(급여‧비급여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경우,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하기 전에는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어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간 정부는 신의료기술평가를 받기 전의 의료기술도 의료현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신의료기술평가유예 제도 등의 선진입 제도를 도입해왔으나, 새롭고 다양한 의료기기의 발전 속도를 제도개선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시장진입이 지연되고, 선진입 제도로 시장에 진입하는 기술은 신의료기술평가를 받기 전이므로 안전성 검증이 미흡하며, 비급여 사용이 확대됨에 따라 환자부담이 증가한다는 우려 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기 허가·신의료기술평가·건강보험 등재 절차 전반을 아우르는 제도개선을 통해 새로운 의료기기의 신속한 시장 선진입을 지원하면서도 안전성을 담보하고 환자부담을 경감하는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마련했다.
이 제도개선의 추진목표는 우선 업계 애로가 높고 기술의 혜택을 조기에 활용할 필요성이 있는 혁신적인 새로운 의료기기의 시장진입을 촉진하는 것이다. 해당하는 의료기기는 허가 후 기존기술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별도의 절차 없이 즉시 3년간 시장에 진입하고, 즉시진입 기간 종료 후 임상적 필요성‧경제성을 고려해 건강보험에 등재한 뒤 지속 사용이 가능하다.
또 혁신적 의료기기에 대한 안전성 우려를 해소한다. 즉시진입 대상 의료기기는 국제기준에 따른 개선된 임상평가를 거쳐 대상질환‧사용방법 등을 구체화해 허가하는 등 선진입 단계의 안전성 관리를 강화한다. 현장 사용 중에도 안전성을 모니터링하고, 문제 발생 기술은 퇴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비급여 사용현황을 관리하고 필요시 직권으로 평가해 환자부담을 완화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비용부담이 높은 항목 등에 대해서는 조기에 신의료기술평가를 실시하고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구체적인 제도개선을 위해 △새로운 의료기기의 시장 즉시진입 촉진 △즉시진입 기술의 안전성 검증 강화 △비급여 현황관리 및 환자부담 경감을 추진키로 했다.
이같은 개선 절차를 거쳐 시장에 즉시 진입한 기술에 대해서는 3년 후 신의료기술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 기술의 종합적인 가치를 등급으로 분류한다. 기술의 사용현황과 임상적 필요성 등의 평가 결과를 국민에게 알리고, 우수한 기술은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여 환자부담을 경감한다.
보건복지부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은 “그간 새 의료기기의 시장진입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해왔으나, 의료기기 허가부터 건강보험 등재에 이르는 절차 전반의 개선 없이는 제도의 변화가 새로운 의료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청취한 각계의 의견을 반영해 신의료기술의 신속한 시장진입 촉진과 안전성 검증 강화 등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이번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마련했다. 향후 법령과 지침을 조속히 개정하고 관계 기관의 협업을 지속하여 개선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이남희 의료기기안전국장은 “그간 관계기관 간 합의를 통해 새로운 의료기기의 시장 진입을 지연시켜 온 절차를 개선하게 됐다. 이를 통해 환자의 치료 기회 제공과 관련 산업의 활성화라는 결과물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야야 하는 만큼, 식약처는 시장에 즉시 진입하는 기기가 안전한지를 확실히 검증하고, 현장의 사용 과정에서 부작용 발생 여부 등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함께 개선 방안을 시행하면서, 제기되는 의견들을 수렴·반영해 본 방안의 현실 적합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