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병원 지정요건으로 최근 3년간 3개월 이상의 의료업 정지 등 제재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는 것을 추가하고 전문병원이 3개월 이상 의료업 정지 등의 제재처분을 받으면 전문병원 지정을 취소하도록 규정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또한 병원 개설시 사전심의 강화, 태아 성별고지 제한규정 삭제 또는 완화, 환자 본인 요청에 따른 의료기관간 진료기록 전송, 의료질평가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의료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반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인 결격사유 완화 ‘의료법 개정안’은 시기상조라는 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계속 심사키로 결정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11월 19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소위원장 강선우)를 열어 ‘의료법 개정안’을 비롯한 총 62건의 법률안을 심의했다.

제1소위원회는 이날 오전 상정된 총 10건의 의료법 개정안을 집중적으로 심사한 가운데 병원계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전문병원 지정취소요건 추가 의료법 개정안(김원이 의원 대표발의)은 보건복지부의 의견을 받아 들여 통과됐다.

개정안은 전문병원 지정요건에 ‘3개월 이상의 의료업 정지나 개설 허가의 취소 또는 폐쇄 명령을 받은 사실이 없을 것’을 추가하고 ‘3개월 이상의 의료업 정지나 개설허가의 취소 또는 폐쇄 명령을 받은 경우’ 및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종사자가 무면허의료행위 및 교사 금지를 위반해 전문병원 지정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부적적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추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환자의 생명 및 건강 보호, 전문병원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무면허 의료행위 등 행정처분을 받은 전문병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자하는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다만, 지정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 경우 시정명령을 거쳐 취소할 수 있도록 개정하도록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수정의견을 제시해 위원들은 이를 수용했다.

일부 위원들은 대한병원협회가 제출한 의견처럼 무면허 의료행위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의료행위의 적법성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구하는 경구가 다수 발생하고 있고 법리적 다툼이 장기간 소요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전문병원 지정 최소의 실효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문병원협회 역시 상급종합병원‧수련병원의 지정취소 요건과 차별되고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의 명확한 판단기준을 두고 있지 않다며 처벌보다는 자율징계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대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또한 이수진 의원과 서영교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간병인 관리‧감독 및 간병인력 양성,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기관 확대 ‘의료법 개정안’은 복지부 의견을 수용하는 것으로 의결됐다.

이수진 의원안은 의료기관의 장이 간병인 및 간병서비스의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은 간병인력 양성을 위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또 서영교 의원안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 의료기관을 요양병원 등을 포함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개정해 요양병원에 대한 체계적인 서비스 제공과 향후 인력‧시설‧운영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개정안 취지에 공감하나 병원에서 직접 고용하지 않은 간병인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간병인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감독이 아닌 ‘간병서비스’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하도록 해 간병서비스 질 제고 도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개정법 시행 전 간병서비스 관리‧감독에 관한 표준지침 안내 및 전파, 교육 등을 위한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므로 부칙의 시행 시기를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수정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간병인력 양성 시책 마련에 대해서는 중장기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기관 확대 역시 요양병원 간병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타당성 등을 검증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본인 요청에 따른 의료기관간 진료기록 전송 ‘의료법 개정안’은 전문위원 수정안으로 통과됐다.

이수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경우 본인의 진료기록을 전원하는 의료기관에 진료기록전송지원시스템을 통해 전송하여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한 경우 의료기관에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전문위원은 검토의견에서 현재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전송시스템 참여율이 저조한 점을 고려해 전송뿐만 아니라 우편 등 비전자적 방법을 통한 송부도 가능하도록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진료기록 전송 의무와 그 방식에 대한 조항을 분리해 규정하도록 했다.

전진숙 의원과 백종헌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의료질평가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의료법 개정안’도 소위 문턱을 넘었다.

개정안은 의료 질 평가제도들의 정보를 연계하는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평가자료, 결과 등을 통합적‧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국민들에게 의료기관별 평가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병원협회는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평가정보를 충분한 검토 없이 공개할 경우 의료기관 서열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어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성을 통해 공개 대상 평가의 선정 및 공개 범위, 시스템 구축‧운영 방식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건부 찬성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밖에도 백종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병원 개설시 사전심의 강화, 박희승 원과 유영하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태아 성멸고지 제한 규정 삭제 또는 완화 ‘의료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백종원 의원안은 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요양병원 또는 정신병원을 개설하려는 경우 시‧도 의료기관개설위원회의 사전심의‧승인을 받도록 하여 의료기관의 신규 개설 절차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종합병원을 개설하려는 경우 또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의료기관 개설자가 병원급 의료기관을 추가로 개설하려는 경우에 대해서는 의료기관 개설 시 사전심의 단계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아니한 경우 개설허가를 할 수 없도록 해 국가적 차원의 병상수급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한편, 김예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인 결격사유 완화 ‘의료법 개정안’은 법안을 개정해 시행된지 얼마되지 않은 점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계속심사키로 결론 내렸다.

개정안은 의료인 결격사유 및 면허취소 사유를 기존의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 및 특정강력범죄‧성폭력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경우로 의료인 기본권의 과도한 제한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려는 것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