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료 인프라 사업승계…요건 상실 시 공제액 추징 편법 승계 차단
지역 의료와 관광 인프라를 지키는 가업승계를 지원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은 11월 6일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의원·병원과 직접 운영하는 호텔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는 지난 8월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1,205개에서 727개로 줄이면서 병원과 호텔업을 업종에서 제외하고 피상속인 경영기간 요건도 사실상 30년으로 늘려 논란이 되고 있다.
업종 축소의 발단은 대형 베이커리카페와 편법 주차장업의 남용 사례임에도 병원과 호텔에 대한 남용 사례가 제시되지 않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병원은 의료인만 개설할 수 있어 상속인이 직접 진료하지 않으면 물려받을 수 없다. 부동산만 넘겨받는 편법 상속과는 거리가 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3,361곳 중 1,928곳(57.4%)은 개인이 개설한 곳으로, 지역의 입원·수술·분만·응급 진료를 맡고 있다. 분만이나 소아 진료는 의원급이 사실상 유일한 지역도 많다. 이런 의료기관이 상속세 때문에 문을 닫으면 곧바로 지역 필수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호텔도 사정이 비슷하다는 게 김상훈 의원의 지적이다. 호텔업은 서비스 노하우와 숙련 인력에 기반한 고용집약 산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 ‘2024 관광산업조사’에 따르면 전국 2,485개 호텔에서 4만 7,629명이 일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인허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30년 넘게 영업한 호텔은 전체의 8.6%에 불과해 정부가 요구하는 가업승계 경영 기간을 채운 소수의 장수 호텔마저 업종 때문에 승계 지원에서 빠지게 될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
지방에서는 오래된 호텔 한 곳이 문을 닫으면 대체할 숙박시설이 마땅치 않아, 관광객이 머물 곳이 사라지고 주변 상권의 관광 소비도 함께 줄어들어, 의료와 마찬가지로 지역 관광 인프라에도 공백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에 개정안은 대통령령으로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정할 때 의원·병원과 호텔업을 포함하도록 법률에 명시했다. 대상은 입원·수술·분만·소아·응급 등 필수의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의원·병원, 그리고 객실·식음료·연회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면서 일정 규모 이상 직원을 고용하는 호텔이다.
특히 편법 승계를 막는 장치도 함께 뒀다. 공제를 받은 뒤 사후관리기간 중 필수의료 제공, 직접 운영, 고용 요건을 지키지 못하면 공제받은 금액을 추징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편법을 막겠다고 업종을 통째로 빼면 오랫동안 지역을 지켜 온 병원과 호텔까지 문을 닫게 된다”며 “법 개정을 통해 지역에서 필수의료와 관광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해온 기업의 승계는 돕고, 편법은 사후관리로 걸러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