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곧 신뢰가 되고 싶다”…언어 장벽 허문 ‘모빈’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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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곧 신뢰가 되고 싶다”…언어 장벽 허문 ‘모빈’ 간호사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6.08.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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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에 산다] 모빈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외국인 전문 의료코디네이터 간호사
중국에서 한국 건너와 30대 늦깎이 백의천사 간호사로 변신해 외국인 환자 지원
한·중 의료 시스템 차이 이해 바탕으로 맞춤형 안내 및 패스트 트랙 지원 눈길
환자와 병원 잇는 ‘윤활제’ 역할에서 보람 찾아…적응 도와준 가족·동료들에 감사
모빈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외국인 전문 의료코디네이터 간호사. ⓒ병원신문.
모빈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외국인 전문 의료코디네이터 간호사. ⓒ병원신문.

[병원신문=정윤식 기자] “의료코디네이터는 병원과 환자 사이의 ‘윤활제’이자 ‘내비게이션’입니다.”

낯선 타국에서 예기치 못한 질병과 마주한다는 것은 단순한 아픔을 넘어 생존의 두려움과 직결된다.

이 막막한 두려움의 최전선에서 외국인 환자들의 첫 번째 안내자이자 든든한 길라잡이를 자처하는 이가 있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고객지원실 소속으로 근무하는 모빈 외국인 전문 의료코디네이터 간호사가 그 주인공이다.

모빈 간호사는 자신의 역할을 환자가 병원 안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이끄는 ‘내비게이션’이자, 진료 과정 중 문제가 생길 때 부드럽게 넘어가도록 돕는 ‘윤활제’라고 정의했다.

단순한 언어 통역을 넘어 접수부터 퇴원까지 환자가 막힘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타 부서와 연계하고 진료의 흐름을 조율하는 전천후 의료진인 셈이다.

중국에서 태어난 모빈 간호사는 의사인 아버지와 간호사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의료 현장에서는 작은 실수 하나가 환자에게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꼼꼼함과 책임감을 체득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바쁜 부모님 탓에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외동딸 모빈은 의료계를 기피했고,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으로 유학 와 동아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진학해 석사까지 마쳤다.

10년 넘게 부산에 거주하며 한국어와 문화를 익힌 이후 관광 관련 일을 하게 된 그의 인생 항로를 바꾼 결정적 계기는 의료관광 외국인 미용 시술 통역사로 잠시 활약하면서 찾아왔다.

미용 시술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다른 신체적인 질병 치료를 위해 의료기관을 찾을 때 그에게 통역을 도와달라고 했던 것.

모빈 간호사는 “미용 의료관광 분야에는 통역 인력이 비교적 많지만, 실제 질병의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는 의료 현장에서는 의학 지식과 전문성을 갖춘 통역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언어 통역만 전달해서는 환자의 불안을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결국 그는 30살이 넘은 나이에 부산대학교 간호대학 편입을 결심했다.

편입 당시 입학처에서 ‘외국인 학생은 학업을 따라가기 어려우니 다른 학과 지원을 고려해 보라’고 만류할 정도였으나 그의 뚝심을 꺾지는 못했다.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와 동기들과의 연대 속에서 힘든 학업을 버텨낸 그는 올해 2월 졸업 직후 백의천사가 돼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에 입사했다.
 

한국과 중국 의료 시스템의 간극을 발로 뛰며 메우다

모빈 간호사가 현장에서 파악한 중국인 환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언어 장벽뿐만이 아니다.

양국의 상이한 진료 시스템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모빈 간호사는 “중국은 1차 병원이 적어 상급 병원으로 바로 향하고, 특정 교수가 없더라도 같은 과의 다른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반면 한국은 접수, 진료, 수납, 검사 예약 등 절차가 세분화돼 있고 교수별 예약제로 운영돼 중국 환자들이 낯설고 복잡하게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스템적 간극을 메우기 위해 그는 입사 후 순환기내과, 산부인과, 검사 예약 부서 등에서 외래 흐름과 검사 절차를 철저히 교육받았다.

나아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기 위한 능동적인 관찰과 학습도 게을리하지 않은 모빈 간호사다.

조정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운데)에게 스텐트 시술을 받은 중국인 환자의 보호자(왼쪽)에게 모빈 간호사(오른쪽)가 시술 경과를 중국어로 설명하며 원활한 진료를 지원하고 있는 모습. ⓒ병원신문.
조정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운데)에게 스텐트 시술을 받은 중국인 환자의 보호자(왼쪽)에게 모빈 간호사(오른쪽)가 시술 경과를 중국어로 설명하며 원활한 진료를 지원하고 있는 모습. ⓒ병원신문.

그는 “병원 내 어느 곳으로 이동하더라도 사소한 물건과 사물의 위치부터 타 부서의 동선까지 눈여겨보는 게 습관이 됐다”며 “업무의 경계를 따지기보다 환자가 묻기 전에 선제적으로 안내할 수 있도록 매 순간 병원의 지리와 분위기 등을 체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모빈 간호사의 세심한 역량은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이 추진 중인 외국인 환자 전용 ‘패스트 트랙(Fast Track)’ 시스템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는 중개 통역사 없이 의료코디네이터가 직접 초진 상담과 진료과 연계를 진행함으로써 대기 시간을 대폭 줄이고 치료의 신속성, 효율성, 정확도 동시에 끌어올리는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이 자랑하는 시스템 중 하나다.
 

단순 손·발 역할 넘어 환자 스스로 일어서도록 돕는 것에서 보람

진료 현장에서 환자의 손과 발이 되어준 사례들은 모빈 간호사가 왜 단순한 통역사가 아닌 전문 의료진인지를 증명한다.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공연 관람차 한국을 찾았던 한 홍콩인 환자는 양측 다리에 심한 봉와직염이 발생해 거동조차 불가능했다.

모빈 간호사는 감염내과 진료를 동반해 처치를 도왔고, 주말에 증상이 악화됐을 때 휴일임에도 직접 유선으로 경과를 챙겨 환자가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모빈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외국인 전문 의료코디네이터 간호사가 외국인에게 진료안내를 하고 있는 모습. ⓒ병원신문.
모빈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외국인 전문 의료코디네이터 간호사가 외국인에게 진료안내를 하고 있는 모습. ⓒ병원신문.

또한 청각과 언어 기능을 모두 상실한 중국인 환자가 내원했을 때는 중국어 필담과 수어만으로 방문 목적을 파악하고, 의료진과의 소통을 성사시켜 장애 등록 검사를 무사히 마치도록 도왔다.

모빈 간호사의 꼼꼼한 시선은 비단 외국인 환자에게만, 본인의 업무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병원 내에서 키오스크나 터치스크린 조작에 두려움을 느끼는 어르신 환자들에게 다가가 직접 화면을 함께 눌러보면서 시간을 들여 교육하고 있다”며 “다음번 내원 시 그 환자가 스스로 조작하는 모습을 볼 때면 환자의 자기 효능감과 치료 순응도가 높아진 것을 체감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즉, 의료진 본연의 역할은 진료와 치료에 있으나 그 역할의 본질은 병원을 찾는 환자가 효능감과 순응도를 스스로 느끼도록 돕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기에 가능한 모빈 간호사의 능동적인 행동이다.
 

“내 이름이 신뢰의 대명사가 되길 바란다”

모빈 간호사가 수많은 의료기관 중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을 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단순히 고난도 의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외국인 환자가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과 여러 진료과의 유기적 협력망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향후 목표와 꿈을 묻는 질문에 모빈 간호사는 거창한 수식어 대신 단단한 직업적 소명을 드러냈다.

모빈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외국인 전문 의료코디네이터 간호사. ⓒ병원신문.

그는 “어느 누구든 ‘모빈’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곧바로 ‘신뢰감’을 떠올렸으면 좋겠다”며 “동료 의료진이든 환자든 ‘모빈에게 맡기면 문제없다’고 굳게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타국에서 겪는 두려움 때문에 병원 방문이 쉽지 않은 외국인들이 혼자 걱정하지 않도록 그 옆에서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언어를 넘어 환자의 마음을 잇고, 병원과 환자의 치료를 연결하는 일을 할 수 있기에 무척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모빈 간호사는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 준 주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항상 배려해 준 부모님, 힘들 때 손잡고 버텨준 동기들, 병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여러 의료진과 교수, 그리고 나를 믿어준 환자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늘도 모빈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고객지원실 외국인 전문 의료코디네이터 간호사는 자신의 이름이 환자와 동료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신뢰가 될 수 있다는 사실 덕분에 보람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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