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백세시대의 조건: 왜 건강이 첫 번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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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백세시대의 조건: 왜 건강이 첫 번째인가
  • 병원신문
  • 승인 2024.09.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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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중앙일보 경제에디터 겸 동국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김동호 중앙일보 경제에디터 겸 동국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김모(68)씨는 삶의 질이 ‘수직하락’하고 있다.

사업과 주식투자에 크게 성공해 3대를 누려도 될 만큼 거액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녀들도 모두 학업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1년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손가락과 손목 관절이 조금씩 떨려서 처음엔 골프 엘보인줄 알았는데 차츰 심해져 병원을 찾았는데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파킨슨병은 60세 이상 인구의 1%가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점차 몸 동작이 느려져 활동이 둔해진다.

노후 질환은 장수시대의 최대 복병이다.

축복이어야 할 인생의 황혼기를 잿빛으로 만들어놓는다.

김씨처럼 재산이 넉넉한 경우는 불행 중 다행이다.

병원 치료를 받아 증세를 지연시키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씨처럼 재력을 갖춘 고령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즉, ‘건강 상실=노후 불행’을 뜻한다.

이 불행의 고비는 여든 줄에 접어들면서 본격화한다.

3명이 있으면 한 명은 이미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골골대고 있다.

건강하게 다니는 사람은 셋 중 한 명에 불과하다.

백세시대라고 해도 여든을 넘기면 급격히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다는 의미다.

자칫 치매나 뇌졸중, 파킨슨병이라도 걸리면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시련이 찾아온다.

이 같은 노후 불행을 피하려면 평소 몸 만들기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금연이다. 흡연은 발암 물질을 비롯해 의학적으로 공인된 독성 물질 50여 가지를 기관지를 통해 체내 깊숙이 빨아들이는 행위다. 

아무래도 담배는 폐질환과 기관지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고 몸속에 온갖 독성 물질을 축적시켜 결국 뇌졸중이나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둘째는 절제된 음주 습관이다. 

이제는 많이 개선됐지만 올해 모두 60대로 진입한 1차 베이비부머들은 고도성장기에 부어라 마셔라 식의 음주문화를 즐겼다.

양주폭탄을 글라스에 가득 채워 마시고 2차, 3차로 술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이런 음주문화는 노후를 불행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음주는 젊어선 모르지만 긴 시간에 걸쳐 몸이 산성화돼 노화 현상을 재촉한다.

결국 ‘인생총량의 법칙’을 잊어선 안 된다.

몸을 혹사하는 만큼 속으로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술과 담배 리스크 관리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그래봐야 이것은 장수시대 몸 만들기의 기본에 불과하다.

장수시대에 골골대지 않으려면 건강수명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허구한 날 등산만 다닐 수는 없다.

배울 만한 것은 제대로 배워두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영을 해도 좋고, 근력운동은 평소에 꾸준히 해야 한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재미 있게 즐기면서 몸 만들기를 할 수 있다.

경제적인 가치는 막대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6년 진료비통계지표’와 통계청의 ‘2015년 생명표’를 토대로 65세 이후 총 진료비를 추산한 결과 고령자 1인당 평균 8,1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남성은 7,030만원, 여성은 9,090만원이다.

여성은 수명이 길어서인지 2,060만원 더 필요하다.

통계가 거의 10년이 지났으니 지금은 훨씬 금액이 클 것이다.

요컨대 40대부터 몸을 만들어 놓는 것이 곧 노후 행복과 연결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그래야 ‘9988234’가 가능하다.

나이 들어서도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고, 자신의 몸을 움직여 산과 들, 바다와 강으로 놀러다닐 수 있다.

신체 부위별 관리도 중요하다. 

눈ㆍ치아ㆍ무릎은 특히 중요하다. 

세상을 즐기려면 눈이 좋아야 한다.

쉰을 넘기면서 노안이 진행되고 백내장도 들어선다.

눈이 나빠지면 좋은 구경 하는 데 애로가 발생한다.

여름철에는 반드시 선글라스를 써야 하는 이유다.

안과에도 1년에 한 번은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

병원을 정해놓고 이용해 정기적으로 변화를 잘 관찰하는 게 좋다.

치아 관리도 중요하다.

인간이 생명을 다하는 것은 식욕이 없어진 결과이기도 하지만 결국 치아가 부실해지는 것과도 관련이 크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놓고 먹지 못하는 것도 노후의 불행이라고 할 수 있다.

세 가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릎이다.

눈과 치아는 최악의 경우 수술하거나 안경을 쓰고, 임플란트를 하면 된다.

하지만 무릎은 고치는 것이 쉽지 않다.

퇴행성으로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경우도 있고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해 다리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다리가 불편해지면 유람하기 어려워지고 운동량도 줄어들면서 몸의 근육을 만드는 운동량도 줄어든다.

선택은 본인에 달려 있다.

건강수명이 끝나는 70세 이후 병원 출입으로 우울한 노후를 보낼지, 활기차게 풍성한 노후를 보낼지는 40대부터 시작하는 100세 시대 몸 만들기에 달려 있다.

하나 더 추가한다면 걷기다.

걷기는 유산소 운동이므로 몸에 피로를 누적시키지 않으면서 근육 운동과 함께 폐활량을 높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도심 트래킹도 좋다.

아예 관광 삼아 계획적으로 도심 트래킹을 해도 좋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 그대로 도시는 변한다.

매주 한 곳을 다니면 1년이면 52곳을 돌아볼 수 있다. 

때로는 지방으로 발길을 돌려 지방을 탐방하는 것도 운동도 하고 견문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걷다가 재래시장에 들러 음식을 먹는 즐거움은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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