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조정·중재 사례(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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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조정·중재 사례(40)
  • 병원신문
  • 승인 2024.09.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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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수술 후 유리체 출혈로 재수술, 실명한 사례

■사건의 개요

●진료 과정과 의료사고의 발생 경위

환자(남·40대)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만성신장 질환이 있으며, 2022년 8월 중순 저혈당으로 인한 의식 저하로 피신청인 병원 입원 중 시력 저하 증상으로 안과 협진 진료를 보았다. 퇴원 후 8월 말 환자는 피신청인 병원 외래에서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에 대한 양안 유리체 내 아바스틴 주입술을 받았다.

9월 초부터 환자는 피신청인 병원에서 혈액 투석치료를 시작했고, 9월 중순과 10월 중순 양안 레이저범망막응고술을 받았다. 이후 환자는 피신청인 병원에서 11월 말 우안 유리체 내 아바스틴 주입술, 2023년 2월 초 양안 유리체 내 아바스틴 주입술을 받으며 외래를 통해 경과관찰을 받았다.

8월 말 환자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 유리체 출혈, 견인망막박리, 백내장에 대해 피신청인 병원에서 1차 수술(좌안 수정체 유화술 및 인공수정체 삽입술, 유리체 절제술, 막 제거술, 안내레이저, 액체가스교환술, 실리콘오일 주입술)을 받았다(1차 수술 전 좌안 시력 0.2, 수술 1일차 좌안 시력 안전수동 20cm).

수술 7일차 환자는 유리체 출혈이 지속돼 좌안 유리체 내 아바스틴 주입술을 받고 경과관찰을 받았으나 호전소견이 없어, 1차 수술 27일차에 2차 수술(좌안 실리콘오일 제거술, 반복 유리체 제거술, 막 제거술, 안내레이저, 액체가스교환술, 실리콘오일 주입술)을 받았다(2차 수술 전 좌안 시력 광각 없음, 수술 1일차 좌안 시력 안전수동 10cm).

이후에도 환자는 지속해서 피신청인 병원을 내원해 추적 관찰했고, 피신청인 병원에 11월 말 마지막 내원 시 좌안 시력 안전수동 30cm로 확인됐으나 환자가 타 병원 진료를 원하는 상태였다.

12월 말 환자는 ○○병원에서 측정한 좌안 시력 안전수동인 상태로 추가 수술 없이 경과관찰 중이다.

●분쟁의 요지

(신청인) 1차 수술 후 출혈이 발생했고, 2차 수술 후에는 눈 상태가 악화돼 실명 상태가 됐는데, 피신청인 병원은 실명 원인이 환자의 기저질환 때문이라고 하며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피신청인 병원은 수술 후 실명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하지 않았고 수술을 강요했다.

(피신청인) 1차 수술의 경우 안구 내 약물 주사 및 레이저 광응고술 치료 등을 수차례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리체 출혈이 흡수되지 않았으며, 수술하지 않으면 환자는 실명될 수 있는 상태여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환자에게 1차 수술 시행 후 안정 및 자세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2차 수술의 경우 수술 시 유리체 출혈 제거 후 관찰되는 망막의 상태는 심한 출혈 및 증식성 유리체망막병증으로 망막박리 상태였고, 이후 망막박리가 남아있는 상태로 환자에게 실명 가능성을 설명했고, 1·2차 수술 시 수술의 목적 및 합병증 등을 충분히 설명했으며 영구적 시력 저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설명했고, 환자의 현재 상태는 기저질환인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로 판단된다.

■사안의 쟁점

●진단 및 1차 수술의 적절성

●2차 수술 및 이후 진료의 적절성

●설명의무 관련 사실관계

●실명의 원인

■분쟁해결의 방안

●감정 결과의 요지

환자는 고혈압, 당뇨병(인슐린 투여), 고지혈증 진료력이 있으며, 만성신부전으로 2022년 9월부터 주 3회 혈액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환자는 시력 저하로 인해 검진 결과 당뇨 합병증의 심한 상태인 증식성 당뇨망막병증, 견인 망막박리, 유리체 출혈, 백내장 등이 진단됐다. 피신청인 병원에서 우선 좌안에 대한 교정 목적으로 시행한 1차 및 2차 수술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환자의 좌안 수술 전 시력이 0.2에서 수술 후 시력이 안전수동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결과가 됐다. 다만, 수술하지 않으면 대부분 실명하는 질환이므로, 피신청인 병원의 안과적 수술에 의학적 오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본 환자에 대한 피신청인 병원의 진료상 특별히 부적절한 점은 찾기 어렵다.

다만, 수술 전 피신청인 병원에서 환자에게 통상적인 설명이 된 것으로 보이나, 1차 및 2차 수술 전 설명과정에서 실명 가능성에 관해 양측의 주장이 다른 상태이며, 충분한 이해와 소통이 이뤄졌는지는 의무기록 상 알기 어렵다. 환자는 평소 항혈소판제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했고, 수술 전 약 5일 정도 중단한 것은 적절했다. 그렇지만 환자는 급성 관동맥증후군 혹은 스텐트를 삽입한 경우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만성신부전이 있으면서 망막 수술 특성상 출혈 위험도가 상당한 상태에서 1차 수술 다음 날부터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하면서 퇴원했다. 클로피도그렐은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투석용 동정맥루 유지효과가 있지만, 지혈을 방해하므로 출혈이 반복될 수 있다는 단점에 관해 구체적인 정보와 설명이 제공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손해배상책임의 유무 및 범위에 관한 의견(조정합의의 경우)

신청인은 치료비, 위자료 등 금 3,000만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주장했다.

■처리결과

●합의에 의한 조정성립

양 당사자는 환자가 두 차례 유리체 절제술 등 망막 수술에도 불구하고 좌안 시력이 안전수동이 됐으나, 이는 당뇨합병증의 나쁜 예후 때문으로 판단되는 점, 환자는 만성신부전이 있으면서 망막 수술 특성상 출혈 위험도가 상당한 상태에서 1차 수술 다음 날부터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했는데, 이 약물이 지혈을 방해하므로 출혈이 반복될 수 있다는 단점에 관해 구체적인 정보와 설명이 제공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 점 등 본 사건의 진행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은 다음, 앞서 본 여러 사정을 신중하게 고려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합의했다.

●피신청인은 신청인에게 금 600만원을 지급하고, 신청인은 이 사건 진료행위에 관해 피신청인에 대해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며, 비방, 시위 등 명예나 평판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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