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수술로봇 해외 제품과 유사한 점은 장점이자 단점”
상태바
“국산 수술로봇 해외 제품과 유사한 점은 장점이자 단점”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7.29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존 시스템과 비슷하기보단, 독창적인 아이디어 접목 필요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교수,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 평가
7월 24일 가톨릭국제술기교육센터에서 진행된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 핸즈온 워크숍 기자간담회에서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장과 연수 중인 사우디라아비아 의료진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병원신문
7월 24일 가톨릭국제술기교육센터에서 진행된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 핸즈온 워크숍 기자간담회에서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장과 연수 중인 사우디라아비아 의료진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병원신문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가 4년 전과 비교해 많은 점이 개선됐지만 기존의 시스템과 유사한 정도에 만족하기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장점을 추가할 수 있어야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송교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장(위장관외과 교수)은 7월 24일 서울성모병원 가톨릭국제술기교육센터에서 진행된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 핸즈온 워크샵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조언을 건넸다.

이날 핸즈온 워크샵은 지난 2020년 부인과와 외과를 대상으로 진행된 레보데이(Revo Day) 이후 4년 만에 진행된 행사로 그동안 개선된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의 성능을 공유하고 위장관외과를 비롯해 대장항문외과, 비뇨의학과 의료진들이 임상 현장에서 익힌 로봇수술 술기와 이론을 국산 수술로봇에 직접 적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현재 서울성모병원에서 연수 중인 사우디라아비아 의료진들이 함께 참여해 국산 수술로봇에 대한 해외 의료진들의 객관적인 평가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날 오전 직접 레보아이를 사용해봤다는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국산 로봇수술 시스템이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했으나 세계 최대 로봇수술 기업인 미국 인튜이티브사의 다빈치 시스템과 경쟁하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송교영 센터장은 “4년 전에도 오늘과 같은 워크숍을 진행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부족한 면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예를 들면 인튜이티브사의 로봇 모델에 비해 다소 불편한 손동작 기구, 성능이 떨어졌던 영상 장치, 완벽하지 않은 초음파 절삭기 등 많은 점이 부족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3D HD 영상을 제공하는 등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송 센터장은 “눈에 띄는 발전은 초음파 절삭기 레보소닉이 출시된 것으로 초음파 절삭기는 수술을 할 때 절개와 동시에 지혈을 할 수 있어 일부 수술에 꼭 필요한 기구로 레보소닉 출시로 위장관외과, 갑상선외과 등 진료과에서 레보아이로 진행할 수 있는 수술이 확대됐다”며 “레보아이가 현재 2차 병원을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는 이유가 인튜이티브사의 로봇수술 시스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 충분히 암 수술과 같은 고난도 수술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비용 대비 효과 측면을 생각하면 3차 병원에서도 충분히 도입을 고려할 만한 수술로봇이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로봇수술 시스템을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가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송 센터장은 거듭 비용효과 측면에서의 가격 경쟁률을 강조했다.

송 센터장은 “현재로서 레보아이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으로 인튜이티브사의 시스템보다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며 “시스템 도입비용, 소모품, 유지보수 비용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송 센터장은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국내 의료기기들이 기존 시스템의 기술을 따라가려고만 하지 그 제품을 넘어서는 독보적인 기술이나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송 센터장은 “국내 의료기기 발전에 어려운 측면 중에 하나가 쫓아가는 입장으로 기존 기술력까지 도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수준까지 도달한 경우에도 성공했다고 보는 평가가 많지만 사실 그 정도의 수준으로는 의사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며 “새로운 기술로 외산 제품을 뛰어넘는 수준과 개발이 꼭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게다가 기존 로봇수술 시스템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거의 유사해 다빈치를 다룰 줄 알면 레보아이도 쉽게 다룰 수 있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송 센터장은 “장점은 다빈치 XI 사용자가 레버아이를 사용할 때 별로 불편한 일이 없다는 것인데 이는 새로운 기계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런 경우 레보아이가 다빈치 XI를 그냥 따라가기만 해, 결과적으로 기존 제품을 앞설 수 없게 되는 점이 단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그는 “국산 수술로봇이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단 오늘과 같이 병원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질 수 있는 여건들을 조성해 주는 게 중요하고 기업은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최선의 제품을 내놓는 게 핵심”이라며 “그러나 그 최선의 제품이라는 게 기존의 시스템과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사용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충고했다.

현재 송교영 센터장의 지도하에 서울성모병원에서 펠로우로 연수 중인 사우디라아비아 의료진들은 레보아이를 사용한 결과 기존 다빈치 수술로봇과 비교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며 비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사우디라아비아에 도입이 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립병원과 규모 큰 사립병원을 중심으로 수술로봇이 도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진료과의 경우 비뇨의학과 대장항문외과에서 수술로봇 사용이 치중돼 있다.

웨디안 알하즘(Dr. Wedyan Alhazm) 펠로우는 “레보아이를 사용해봤는데 다빈치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 했지만 일부 도구 조정에 있어 조금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사마 압둘카림 아 알드라위시(Dr. Osama Abdulkarim A Aldraiwish) 펠로우도 “다빈치와의 큰 차이점은 느끼지 못했고 비용적으로 레보아이가 좀 더 합리적이다 보니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입이 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모하메드 알레이예스(Dr. Mohummed Alrayes, MD) 펠로우는 “레보아이를 사용할 때 특별히 좋았던 점은 3D HD 영상이었다”면서 “비용효과적인 면에서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 빨리 보급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