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추계 연구 제안한 서울의대 비대위…정부는 ‘NO’
상태바
의사 추계 연구 제안한 서울의대 비대위…정부는 ‘NO’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4.04.24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과 전까지 증원 추진 보류 요청…복지부, “보류 어렵다”
서울의대 비대위 임원진은 모두 사직…3기 비대위 전환 예정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위원장. (사진=연합)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위원장. (사진=연합)

서울대학교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 제2기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의사 수 추계 재실시를 위한 연구를 공개적으로 진행한 이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학생 모집을 보류하자고 제안했지만, 정부는 정책 추진을 늦출 수 없다며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

이와 별개로 제2기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임원진 전원은 사직한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위원장 방재승)는 4월 24일 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비대위 임원진 4명 모두 오는 5월 1일부터 사직함에 따라 제2기 비대위가 종료되고 제3기 비대위가 출범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방재승 위원장은 “이미 병원들이 무너지고 있고, 진료와 교육도 쓰러졌으며, 병원과 관련된 업계의 실업자가 나올 위기인데 현장에 남아 환자들을 지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지금처럼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5월부터 진짜 의료붕괴가 100% 찾아온다”고 경고했다.

배우경 서울의대 비대위 언론대응팀장(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제2기 비대위의 목표는 중재자 역할이었는데, 이미 대통령과 전공의가 만났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한 단계 더 발전한 제3기 비대위가 활동해야 한다”며 “사직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출근을 안 할 것이고, 이로 인한 징계도 각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는 새로 출범하는 제3기 비대위에서 과학적 의사 수 추계를 위한 연구출판논문 공모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방재승 위원장은 “연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의대정원 증원 추진을 보류하고 2026학년도 의대정원에 반영할 과학적 의사 수 추계를 실시해 이를 근거로 최종 결정하자”며 “국민이 원하는 필요 의사 수를 과학적으로 추계하는 연구출판 논문 공모에 들어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즉, 국민이 원하는 모습으로 시나리오를 짜고 의사 수를 계산해야 하는데,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먼저 정하고 그다음에 의료개혁을 추진하는 정부의 의료정책은 선후가 바뀐 상태라는 것이다.

방재승 위원장은 “의사도 행복하고 환자도 행복한 의료시스템을 구상하고 그런 시스템을 만들 때 의사 수가 얼마나 필요한지 확인하려는 게 이번 공개연구의 목적”이라며 “데이터를 오픈해 어떤 연구자든 참여와 논문 작성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CI급 논문이 나오고 채택되기까지 8~12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전까지 의대정원 증원 추진과 이를 적용한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보류할 것을 요청한 서울의대 비대위다.

동시에 추계 연구로 나온 결과가 합리적이라면 의사단체와 정부가 모두 양보하고 수용해야 하고 전공의도 일단 복귀해 진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게 서울의대 비대위의 주장이다.

방 위원장은 “중립적·과학적 논의를 통해 객관적인 정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특정 몇 명의 연구자에게만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개방형태로 연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배우경 언론홍보팀장도 “의협과 전공의들의 재검토 요구는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결국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근거로 정부가 증원 정책을 재검토한다면, 그때 전공의들도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이 같은 서울의대 비대위의 제안에 정부는 추계결과를 기다렸다가 증원을 추진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4월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서울의대 비대위가 제안한 방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언제 결과가 나올지도 불확실하고, 입시를 담당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답했다.

박 차관은 “4월 말 각급 학교가 학칙을 개정해 제출하는 시기 이전에 과학적 근거에 의한 의료계의 단일안이 나와야만 새로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며 “서울의대 비대위가 추진하는 공개 연구가 그 전에 검증될지 잘 모르겠다”고 부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